<브런치 뉴요커의 글 #44> *제가 직접 작성한 글이며, 브런치에서 작성한지는 시일이 경과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나는 미국의 소도시 중 하나인 프로비던스라는 곳에서 유학을 했다. 사실 프로비던스는 뉴욕에서 3~4시간, 보스턴에서 40분 내외로 걸리는 지리적으로 대도시들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여행이나 한인마트 및 한인들이 운영하는 미용실이나 음식점 등 마음만 먹으면 날 잡고 다녀오기 어렵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이사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보통 미국의 대도시에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이삿짐 업체가 즐비하다. 그래서 이사를 계획하고 진행할 시에는 굳이 트럭을 빌리고, 인력을 구하고, 체력을 소비하는 대신 이삿짐 업체를 통해서 그러한 수고를 덜어내곤 한다.
하지만 소도시들, 특히 인근에 대도시가 없는 소도시나 시골의 경우 셀프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방에도 한인 이삿짐 업체가 없을 뿐이지 로컬 이삿짐센터는 존재한다. 하지만, 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사람이 몰리는 주말이나 이사 시즌에는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을 잡기도 어려우며, 서비스 또한 디테일하지 않아서 만족도가 높지 않다. 그렇다 보니 미국에서는 직접 차량을 빌려서 혼자 이사를 하는 경우도 흔한 문화이다. 특히 한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기숙사에 들어가서 살지 않는 유학생들이나 가정이 있는 유학 및 이민 가정의 경우 셀프 이사에 관련된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꼭 등장하는 브랜드가 바로 U-Haul이다
U-Haul은 트럭이나 밴 등 상업용 차량을 보유하고 렌트를 해주는 상업용 차량 렌트 전문 기업이다. 그리고 스토리지라고 불리는 창고도 가지고 있어서 소형 창고 운영을 하기도 한다. 미국은 땅이 워낙 넓고 집을 구매한 상태가 아니라면 월세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고 지방 간 이사를 할 경우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월세 계약 기간에 따라서 때로는 짐을 보관할 창고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창고 사업도 발달되어 있다. 유홀은 정확히 그러한 문화를 파고든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땅이 넓다 보니 이사를 하게 되면 비용이 거리에 따라 크게 증가하고, 이에 따르는 인건비도 매우 비싸기 때문에 이런 필요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트럭과 창고 등을 대여하는 서비스를 노린 것이다.
물론 유홀 뿐 아니라 Penske 같은 여러 경쟁업체가 있지만, 이 분야에서는, 특히 셀프 이사나 짐을 운반하기 위한 개인 상업용 차량 대여 시장은 유홀이 가장 큰 기업이다. 나도 유학생 시절부터 이사를 할 때마다 유홀을 빌려서 셀프 이사를 했던 추억이 있다. 친구들의 힘을 빌려 직접 가구와 잡동사니들을 나르며 짐을 싣고 트럭을 운전하며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달리던 추억이 있다. 특히 프로비던스에서 뉴욕으로 이사 올 때 그 큰 트럭에 내 차를 뒤에 달고 트레일러처럼 4시간을 넘게 달려 처음 도착한 뉴욕에서 유홀 창문을 열고 느낀 공기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트레일러에 차를 싣고 뉴욕까지 열심히 달려본 적도 있다
워낙 유명한 브랜드이다 보니 대여하는 절차가 기본적으로는 매우 잘 되어 있지만, 예약을 진행하면서 조심해야 할 단계가 몇 가지 있다. 또한 픽업과 반납 시에도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보통은 이를 간과하다가 추후에 분쟁사유가 생기곤 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정보가 필요한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관련된 노하우를 전하기로 결심하였다.
기본적으로 차량은 24시간 대여를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책정되어 있다. 이 시간 요금은 1시간을 선택하나 24시간을 선택하나 비용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사를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시간적인 부분에서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다만, 유홀도 기업이기 때문에 이윤 창출을 위해 여러 가지 수법을 걸어뒀다. 우선 추가 비용으로 마일리지 (약 1.6 km) 당 비용을 최종 청구서에 청구한다. 이 마일리지당 비용은 수요나 기간에 따라서 변경이 되게 되는데, 보통 $1 전후를 기록한다. 단 $1이라 우습게 보고 계획 없이 차량을 운행하다가는 비용 폭탄을 맞는다. 차라는 것이 막상 운전할 때는 모르지만 계획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주행거리가 확 늘어나게 되므로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사전에 동선 계획을 하기를 권장드린다.
또한 예약이 진행되면 곳곳에 숨은 트릭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귀찮거나 모른다는 이유로 막무가내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가는 불필요한 물건들이 추가되면서 비용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그러한 부분들은 실제 영상으로 진행하면서 꼼꼼히 설명드렸으니 영상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영상 보러 가기 클릭 )
기본적으로 차량을 픽업할 때에는 차량 외관과 내부의 전체적인 공간을 비디오로 촬영을 해두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시동을 걸고 계기판의 상황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촬영을 해두기를 추천드린다. 그 이유는,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분쟁거리에서 본인을 보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보호 수단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상업용 차량인지라 관리가 아주 디테일하게 되어 있지는 않아서 내가 반납한 차량을 바로 다른 사람이 대여해서 사고를 일으키고 모른 척 반납했는데 시치미를 떼다가 그 책임이 엉뚱하게 본인에게 날아오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최소한 영상을 반납하고도 어느 정도 보관해두기를 추천드린다. 또한 계기판의 상태나 주행거리, 주유량 등을 기록해둠으로써 최종 청구서에서 부당 청구된 내용이 있으면 즉시 증거를 제시하고 항의해야 한다. 나도 한 번 유홀을 빌렸을 때 기름을 모두 채워서 반납을 했는데, 이메일에 받은 최종 청구서에서 고작 반 조금 넘게 채워서 반납한 것으로 기록되어 각 종 페널티까지 포함되어 상당한 금액의 연료비를 청구받은 기억이 있어서 이 부분은 꼭 보호 장치를 걸어두라고 권장하고 싶다 (물론, 나도 그러한 증거 자료 덕분에 본사 사과도 받고 추후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을 받기도 하였다).
마침 우리 부부는 최근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있어서 아마존 FBA라고 불리는 많은 아마존 셀러의 초기 목표를 우리도 달성하게 되는 좋은 결과를 맞이했다. 그래서 우리의 창고에서 물건을 직접 픽업해서 패키징을 다시 하고 아마존 창고에 물건을 발송해야 하는 과정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 부부가 가지고 있는 차가 매우 작아서 많은 물품들을 납품하기에 공간이 부족해서 마침 유홀에서 밴을 빌리기로 하였고, 이 과정을 추후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서 영상으로 가이드를 만들기로 하였다. 실제로 예약하는 과정부터 마지막 청구서 검토 시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 등 다채로운 부분을 다뤄봤다 (실제 내가 사용한 청구서를 활용해서 주의할 점도 영상으로 설명해뒀다).
혹시라도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유홀 대여를 진행해야 하는데, 궁금한 점이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문의사항 남길 경우 빠르게 답변드리도록 할 예정이다. 오늘 오랜만에 생활에 관련된 글을 남기게 되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미국 생활에 관련되어 여러 가지 노하우나 재미난 에피소드 등이 많아서 이러한 부분들을 글로 공유드리고자 한다. 여러 정치적, 경제적 변화된 환경 때문에 미국 생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로 상황을 전하고 나누면서 마음이 풍족해짐을 느끼며 이번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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